주일/대축일 강론

주님 공현 대축일 - 빛을 체험한 이들이 우리 미래를 열어줌

dudol 0 909 2013.01.06 00:17
빛을 체험한 이들

제1독서 : 이사 60,1-6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 ...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

제2독서 : 에페 3,2-3.5-6
  하느님께서 (이민족) 여러분을 위하여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를 여러분은 이미 들었을 줄 압니다...나는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복음 : 마태 2,1-12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 "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2013년 1월 6일)
  오늘 제1독서 첫 말씀은 이사야 예언서 60장 1절로서 "일어나 비추어라."입니다. 히브리어 발음으로 '꾸미 오리!'입니다. (함께 발음해 보도록 함) '꾸미'는 '일어나라'는 뜻이고 '오리'는 비추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에서 "일어나셔서" 죽음을 이겨내시어 "빛을 비추시는" 분이 되셨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공동 주제는 빛과 미래 보장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빛을 체험한 이들은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 빛을 통해 그들의 미래를 보장받았을 뿐 아니라 그 빛의 인도로 새로운 길로 자기 미래의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에서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신 빛이신 분은 동방에서 빛을 평생 찾고 있던 이들에게 별의 빛을 통해 그들을 당신께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 세 박사의 베들레헴 방문을 통해 이방인들도 구원의 공동 상속자가 될 수 있음을 일러주었습니다. 이 경배와 값진 세 가지(황금, 유황, 몰약) 선물봉헌 이야기는 세 박사의 미래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도 보장받고 있음을 확약해 주고 있습니다. 세 박사의 값진 선물은 성가정의 이집트 피난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던 이였는데, 갑자기 다마스쿠스로 가던 중에 큰 빛을 체험한 후 그 빛이신 분을 전하는 이가 되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율법을 철저히 배우고 몸에 익혔던 바오로는 이 빛의 체험으로 말미암아 구원이 유다인뿐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제공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그는 평생 이방인 선교를 위해 자기 한 생애를 다 바치게 되었습니다. 사도행전 저자는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전해 주고 있습니다. "사울이 길을 떠나 다마스쿠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며 그의 둘레를 비추었다...사울은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사울은 사흘 동안 앞을 보지 못하였는데, 그동안 그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사도 9,3-9 참조)
  이웃에게 전하는 선물은 자기 신분에 걸맞게 선택되어야 합니다. 세 동방 박사는 값진 선물을 통해 그들 자신의 신분이 범상한 이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도 어떤 선물을 준비해 주님 앞에 나아가는야에 따라 우리 자신의 신분이 결정됩니다. 주님께 대접을 받고 싶다면 우리도 가급적 자신이 주님께 대접받고 싶은 만큼의 것을 주님께 가져다 드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봉헌 생활의 태도를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서서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1. 주님 공현 대축일 유래:
  주님 공현 대축일은 동방교회에서 시작됐다.그리스도교 초기 서방교회는, 그날부터 낮이 길어지는 태양신 탄생 축일(동지)인 12월 25일을 예수 성탄일로 지냈다. 동방교회도 주님 공현과 함께 예수 성탄을 기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집트를 포함한 동방교회가 예수 성탄일로 기념한 태양신 탄생 축일(동지)은 1월 6일이었다. 예수 성탄일이 두 개가 된 것이다.
  4세기 말께 동방교회의 예수 성탄일이 서방교회에 전해지면서 혼동을 막을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혼동을 막고 성탄과 공현을 구분하고자 예수 성탄 대축일은 12월 25일에, 주님 공현 대축일은 1월 6일러 나눠 지내게 됐다. 지금도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내는 동방교회가 적지 않다. (평화신문 2013년 1월 6일자 17면에서)

2. 주님 공현 대축일의 의미: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예수 성탄 대축일과 달리 특별한 예식을 하지 않는다. 공현 대축일이 성탄시기에 들어 있으면서 성탄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성탄은 '어두운 이 세상에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유리 가운데 오셨다'는 것을, 공현은 '그분 탄생을 이방 민족들 모두에게 드러내 보이셨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그래서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이방 민족들을 대표하는 동방 박사들 형상을 구유에 설치한다. 세 명의 동방 박사는 구세주를 경배하는 모든 백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교황 레오 1세(재위 440-461)는 그의 강론에서 주님 공현 대축일의 신학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오늘 경축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은 우리에게 성탄의 기쁨을 연장해 주고 있는데, 두 축일에서 서로 비슷한 내용의 신비를 연이어 지낸다 해서 우리 기쁨의 강도나 믿음의 열정이 약화하지 않습니다.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 태어나신 갓난아기가 작은 마을에 갇혀 계시면서도 벌써 온 세상에 선포하신 인류 구원에 관한 일입니다. 사실 그분은 이스라엘의 백성 그리고 이 백성 가운데 한 가정을 선택하셨으며, 이 가정에서부터 전 인류가 지니고 있는 본성을 취하셨습니다. 하지만 만민을 위해 태어나신 그분은 당신의 탄생이 어머니의 협소한 거처 안에 감춰져 있기를 원치 않으시고 즉시 모든 이에게 알려지기를 원하셨습니다."
  성탄 대축일의 중심이 하느님께서 취하신 인성에 있다면, 공현 대축일은 인간 가운데 드러난 신성(神性)으로 눈길을 돌린다. 다시 말해 성탄 대축일은 인성에, 공현 대축일은 신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3. 매년 새해 첫날(1월 1일)을 맞으면 많은 이들이 떠오르는 태양을 맞기 위해 동해안으로 또는 유명한 산으로 길을 나선다. 빛을 찾아 먼 길 마다않고 찾아나서는 오늘 우리 시대의 사람들을 복음에 등장하는 세 현인들에 비교해 보고 싶다. 세 현인이 빛나는 별빛을 찾아나섰던 것처럼 오늘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기 위해 길을 나서기 때문이다. 또 한편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 이들이 귀가할 때에 갔던 길과 다른 길로 돌아가나 하고 생각해 보았다. 오늘 복음의 세 현인은 주님을 만나기 전에 왔던 길과 주님을 체험한 이후 돌아간 길이 달랐었다(마태 2,12).

4. 예루살렘은 구약시대부터 주님의 성전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지역 사람들이 순례의 길을 걸어오곤 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예루살렘에 빛이 찾아와 만방이 그곳으로 물밀듯 밀려올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사야 예언자의 이 예언은 지속적으로 신약시대로 이어졌다. 그 예로 다음 두 구절을 들 수 있다.
  * 사도 2,9-10 (오순절 성령강림 후 사도들의 말을 각자 자신들의 지방말로 듣고 있던 이들은) 파르티아 사람, 메디아 사람, 엘람 사람, 또 메소포타미아와 유다와 카파도키아와 폰토스와 아시아 주민, 프리기아와 팜필리아와 이집트 주민, 키레네 부근 리비아의 여러 지방 주민, 여기에 머무르는 로마인, 유다인과 유다교로 개종한 이들, 그리고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 우리가 저들이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언어로 듣고 있지 않는가?
  * 1베드 1,1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베드로가 폰토스와 갈라티아와 카파도키아와 아시아와 비티니아에 흩어져 나그네살이를 하는 선택된 이들에게 인사합니다.

  이러한 성경 구절들로 보아, 이미 초 세기에 이들 지역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예루살렘을 방문하였으며, 그리스도교 신앙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사야 예언자가 내다 본 미래가 사도시대 또는 사도들의 직후 시대에 이미 이루어졌던 것이다.

5. 세 동방박사가 예수님께 드렸던 예물을 오늘 우리도 예수님과 이웃에게 봉헌하면 좋겠다. 돈(황금)으로 이웃을 돕고, 유향과 같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이들(2코린 2,15 참조)이 되어 주고, 몰약과 같이 변함 없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될 때 이를 실천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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